오키나와 섬의 역사에 관심이 있다면 벚꽃놀이를 즐길 수 있는 최고의 선택지는 북부의 나고시에서 서쪽의 모토부 반도를 따라 나키진 성터로 향하는 것입니다.

나키진 성은 13세기, 북부 공국의 요새로 건축되었습니다. 회색 빛 류큐 석회석으로 건축된 이 성은 푸르른 동중국해를 향해 녹음을 바라볼 수 있는 언덕에 서 있습니다. 2000년, 나키진 성은 류큐 왕국의 성의 구조를 볼 수 있는 세계적으로 중요한 장소로서, 유네스코 세계 문화 유산으로 지정되었습니다.

나키진 성은 일년 중 어느 계절에 방문해도 깊은 인상을 주지만 특히 1월 중순부터 2월 중순에 방문하면 분홍빛 꽃잎이 더해진 석조 벽이 더욱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성 근처에는 길을 따라 벚나무가 늘어서 있습니다. 성터에서도 벚나무 무리를 찾아볼 수 있지만 가장 인상깊은 점은 성 자체 내부의 석조 계단 옆 아치형 벚나무 무리입니다. 가장 아름다운 벚꽃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장소 중 한 곳이죠. 성벽, 파란 하늘, 바다를 배경으로 벚꽃을 찍으면 손쉽게 완벽한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조금만 인내심을 발휘하면 이 꽃이 오키나와의 야생동물에게도 인기가 많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올리브 빛의 동박새(Japanese White Eye)는 벚꽃의 꿀을 특히 좋아하고, 당연히 벌과 나비도 날아듭니다. 황혼이 지면 꽃에 관심을 보이는 과일박쥐도 찾아볼 수 있죠.

나키진 성에서 동쪽을 향해 언덕을 올라가면 모토부 반도의 중심입니다. 현지에서는 야에다케라고 부르는 야에 산으로 향하는 길에는 7000그루가 넘는 벚나무가 늘어서 있습니다. 벚꽃이 피는 기간 중 453미터에 이르는 이 오르막길은 오키나와의 가장 아름답고 영감을 주는 길이기도 합니다. 야에 산을 오르다 보면 길가에 차를 댈 수 있는 장소가 몇 곳 있지만, 산 중턱과 산봉우리 근처에 있는 대형 주차장에 주차하는 것이 편리하고 안전합니다. 산 중턱 역시 놀이터가 있는 아름다운 야에다케 사쿠라노모리 공원이 있어 어린 아이에게 안성맞춤인 곳으로, 가족들이 함께 소풍을 가는 곳이기도 합니다. 가라테 역사에 관심이 있다면 인파를 내려다보는 우에치류의 창시자인 우에치 칸분 선생의 동상도 만날 수 있습니다.

벚꽃이 피는 기간 동안 야에다케에서는 볶음국수나 닭꼬치 같은 축제 음식, 벚꽃처럼 혀 위에서 녹아버리는 벚꽃맛 아이스크림을 팔기도 합니다. 혼자만의 소풍을 가거나 길가에서 식사를 하는 취향이 아니라면 산 아래로 내려가 브리티시 와인 앤 티 숍(British Wine and Tea Shop)으로 가 보세요. 런던의 르 꼬르동 블루 컬리너리 스쿨에서 공부한 오너 마키 씨는 1급 호텔인 사보이 호텔에서 파티시에로 일한 경력이 있습니다. 마키 씨의 스콘, 케이크, 잼과 티는 정말 뛰어난 맛을 가졌으며 벚꽃이 피는 기간에는 영국과 일본의 최고의 조합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오키나와에 벚꽃이 피는 정확한 날짜를 알 수는 없지만, 주로 1월 중순에서 2월 중순에 피어납니다. 12월이 특별히 덥거나 추울 경우에는 꽃봉오리가 예상 시기보다 일찍, 또는 늦게 피어나기도 합니다.

2월 초는 오키나와 오렌지인 단칸을 수확하며, 야에 산 근처에서는 직접 단칸 수확 체험을 할 수 있는 과수원도 있습니다.

벚꽃이 피는 기간 중 주말에 야에 산을 향해 드라이브할 예정이라면, 길이 막힐 테니 인내심을 가지고 향하세요. 가능하다면 평일에 가는 것이 좋습니다. 근처에서 숙박을 하고 사람들이 몰리기 전 이른 아침에 벚꽃을 보는 것도 좋습니다.

야에 산으로 향하는 길에 사진을 찍고 싶다면 주변을 잘 둘러보고 차량을 조심하세요. 차도로 뒷걸음질치면 위험합니다.